하오의 파도
아내 없인 못 살아 본문
아내를 보내고 왔다. 이 집에서 같이 산지 딱 반 년이 되었고 아내는 잠시 머나먼 나라로 떠났다. 하루 종일 공항에서 같이 보내면서 아내랑 같은 마음이고 싶다가도 이내 마음을 토닥토닥 안아주고 또 이내 위로받는 그런 날이었다. 기차에서 오늘 찍은 사진들을 보는데 뒤숭숭한 마음이 정리가 안되더라. 육개월 동안 우리 사진 많이 안찍었구나 싶다가도 그럴만큼 바쁘게 살았지 싶다. 집에 도착하니 뭉쳐놓았던 마음이 툭 하고 떨어졌다. 같이 쓰던 집인데, 이제 더이상 아내의 걱정스러운 머리카락도 떨어져있지 않고, 빨래도 이틀에 한번 안해도 되고, 옷장도 훵하니 비어보이고, 이불도 베개도 하나만 필요한 집이 되어버렸다. 설거지는 반으로 줄거고 요리도 그만큼 덜하게 되겠지. 제일 울적한 점은 아내 없는 방에서 나는 아무말도 하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다는 것이다. 아무말 대잔치 하고 싶고 막춤추고 평생을 안해본 귀여운 척이나 바보같은 개그도 하고 싶은데 말이다(쓰면서 또 운다. 아내가 많이 많이 보고 싶다).
그래서 집 오자마자 아내에게 전화했다.. 충전 ..
예전의 혼자의 모습으로는 더이상 돌아갈 수 없게 되었다. 삶의 방식도 달라졌고, 보는 눈도 듣는 귀도 먹는 입도 늘었다. 앞으로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혼자 지내야 할텐데, 왜 인지 아내를 만나고 더 어려지는 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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